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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제이앤피메디 칼럼] 2024 FDA BIMO 관찰 보고서로 본 임상시험의 실무적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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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0

| '실행 가능한 계획서'(Executable Protocol)가 규제 리스크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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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이앤피메디 이선 Managing Consultant, 제이앤피메디 김은희 Consultant


제약·바이오산업의 관심은 혁신적인 신약 후보 물질의 효능에 집중되어 있지만, 규제 기관인 FDA의 시각은 그와는 다소 결이 다릅니다. 아무리 뛰어난 약물이라도 그 결과가 도출되는 과정이 투명하고 재현 가능하지 않다면 신약 허가는 불가능합니다.

최근 공개된 2024년 FDA Bioresearch Monitoring(BIMO) 실태조사 데이터 분석 결과는 이러한 현실을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줍니다. 실사 결과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문제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규정 위반이 단순히 시험자의 부주의나 숙련도 부족에서 기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FDA가 발행한 수많은 Form 483(관찰 사항 보고서)와 Warning letter를 분석해 보면, 상당수가 임상시험 계획서(protocol) 설계 단계에서 '실행 가능성'(executability)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로 귀결됩니다.

이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21 CFR 312.60, 즉 '임상시험 계획서 미준수'(failure to follow the investigational plan)로, 2024년 실사 결과에서도 전체 지적 사항의 약 40~50%를 차지했습니다. 실사 보고서에 나타난 사례들을 살펴보면, 임상 현장의 인력 구조나 장비 가동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검사 일정, 시험대상자의 개인 사정이나 공휴일을 반영하지 않은 협소한 방문 허용 기간(visit window), 그리고 해석의 여지가 넓은 모호한 지시 사항들이 반복적으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규제 시각과 설계 인식 사이의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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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BIMO 실태조사 주요 지적 사항(2024년 발표 기준) (출처 = FDA)


이처럼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위반 사례들은 개별 기관이나 시험자의 문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구조적인 원인이 존재합니다. 임상시험을 바라보는 FDA 실사관의 판단 기준과 계획서 작성자의 인식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바로 그것입니다. 임상 현장에서는 시험대상자 일정이나 진료 환경을 고려한 '현실적인 조정'으로 인식되는 선택들이 규제 기관의 시각에서는 계획서에 명시되지 않은 임의적 변경 즉, 계획서 미준수로 해석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FDA 실사관에게 임상시험 계획서는 단순한 운영 지침이 아니라, 해당 임상시험이 어떤 기준과 조건 하에서 수행되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근거 문서입니다. 실사 과정에서 실사관은 의학적 타당성이나 현장의 불가피한 사정보다도 계획서에 사전 정의된 절차와 요건이 실제로 일관되게 이행되었는지를 우선적으로 확인합니다. 계획서에 명시되지 않은 조정이나 예외 적용은 정당화의 대상이 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는 계획서 미준수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규제 기관의 해석 기준과 임상 현장의 운영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그 계획서는 작성되는 순간부터 잠재적인 규제 리스크를 내포하게 됩니다.

실사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설계 지점



3f2f0503660c1.png(출처 = Gemini 생성 이미지)


BIMO 실사에서 특히 치명적으로 다뤄지는 지적 중 하나는 '부적격 대상자의 등록'(ineligible subject enrollment)입니다. 이는 개별 사례를 넘어 임상시험 전체 데이터의 신뢰성을 훼손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기관의 데이터가 분석에서 제외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활동성 간질환이 없는 시험대상자'라는 선정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등록했으나, 실사 과정에서 과거 의무기록상 경미한 간 수치 상승 이력이 확인되어 위반으로 간주된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시험자의 판단 오류라기보다, 주관적 표현을 그대로 방치한 설계의 한계에서 비롯됩니다. '조절 가능한 고혈압 시험대상자'와 같은 모호한 문구 대신, 스크리닝 시점 기준 복용 기간과 혈압 수치를 명확히 제시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정량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은 대상자 선정에 국한되지 않고, 임상시험 운영 전반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임상시험 일정표(schedule of activities)는 실행 가능성 부족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또 다른 영역입니다. 일정표는 시험자가 가장 자주 참조하는 문서이자, 실사 시 일정 미준수가 가장 빈번하게 확인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스크리닝이나 약동학(pharmacokinetics, PK) 샘플링처럼 시간적 정밀도가 요구되는 절차를 제외하고는, 시험대상자의 순응도와 실제 진료 환경을 고려한 합리적인 방문 허용 기간 설정이 필수적입니다. 실제 진료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방문 허용 기간은 현장에서는 반복적인 편차를 유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복잡한 투약 절차나 단계별 검사가 필요한 경우, 단순한 텍스트 나열보다는 흐름도나 시각화된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최근 BIMO 실사에서 또 하나 강조되는 요소는 안전성 보고의 적시성입니다. 중대한 이상사례(serious adverse event, SAE) 24시간 이내 보고 원칙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며, 보고 체계가 불명확할수록 현장의 혼란은 커집니다. 이상사례의 정의, 중증도 분류, 보고 경로와 담당자를 하나의 독립된 구조로 명확히 제시하고, 임상시험용 의약품/의료기기와의 인과성이 불명확한 이상사례 역시 보고 대상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임의적 판단을 사전에 차단해야 합니다.

2024년 9월 업데이트된 FDA의 'Bioresearch Monitoring Technical Conformance Guide'는 데이터 생성부터 보관까지 전 과정에서 데이터 무결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계획서는 단순한 운영 문서를 넘어, 전자자료수집 시스템(electronic data capture, EDC) 구축과 임상시험 결과보고서(clinical study report, CSR) 작성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생성 및 활용을 규정하는 기준 문서의 역할을 합니다. ALCOA+ 원칙에 따라 데이터의 귀속성(attributable), 판독성(legible), 적시성(contemporaneous), 원본성(original), 정확성(accurate)이 확보되도록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되어야 하며, 계획서의 문장 하나하나가 최종 분석 결과로 어떻게 반영될지를 계획하며 작성해야 합니다.

실행 가능성은 설계와 운영이 함께 만드는 결과

임상 현장에서의 숙련도와 관리 체계가 중요함은 분명하지만, 실행 가능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계획서는 운영 단계에서 반복적인 예외와 편차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2024년 FDA BIMO 실사 결과가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 역시 명확합니다.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계획서는 곧 규제 리스크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임상 현장의 제약과 실제 운영 조건을 정밀하게 반영한 실무 중심의 설계가 뒷받침될 때, 임상시험은 비로소 글로벌 규제 기관의 엄격한 검증을 견뎌낼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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